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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임차 계약의 한 형태로, 최소 몇 천만원부터 크게는 몇 억씩을 집주인에게 신탁하고 집을 임대하는 방식입니다. 과거 금리가 12%가 넘던 고금리 시대에 집주인이 임차인의 돈으로 자산을 불리는 것이 월세보다 유리하던 때에 우리나라에 정착한 방식이나, 여전히 월세보다 주거 비용이 낮고 추후에 전세보증금을 돌려받는다는 이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월세보다 선호도가 높은 방식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나, 큰 돈을 집주인에게 맡긴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다는 암묵적인 신뢰가 이어져왔기에 가능한 방식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전세 사기 사건은 그 오랜 신뢰를 깨트린 범죄이고 생활의 기본인 주거 생활의 안정을 침해했으며,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모든 돈을 가로챈 악질 범죄입니다. 현재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나 사실 큰 기대는 되지 않습니다. 전세 사기 피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축빌라, 신축오피스텔 전세는 일단 의심하고 되도록 계약을 피할 것
신축 건물은 공시지가가 없기 때문에 사기꾼들이 감정평가사와 짜고 금액을 뻥튀기해서 임차인에게 뒤집어 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반대로 오래된 건물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기당할 확률을 낮추려면 공시지가가 형성되지 않은 신축건물은 일단 제외시키고 생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신탁, 근저당권이 걸려 있으면 일단 의심하고 되도록 계약을 피할 것
등기부등본에 신탁이나, 근저당(빚)이 잡혀 있는 것을 문제 삼으면, 중개인이나 집주인이 계약하는 날 말소시킬 거니 안심하라고 안내할 수 있습니다. 계약하는 날 말소시킨다는 것은 결국 그 빚을 내가 낸 보증금으로 갚는다는 의미입니다. 전형적인 깡통전세의 냄새가 나는 멘트입니다. 말소시킨다는 것도 찜찜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말소시킨다고 해놓고, 보증금만 받고 빚을 갚지도 않은 채 집주인이 잠적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집을 계약해야 한다면, 전세계약서에 특약을 걸어 계약일에 근저당을 말소시키고, 그러지 않으면 계약을 무효로 하며, 지급받은 보증금을 즉시 반환한다는 조항을 걸어야 합니다.
이자비 지원, 대출 상품을 소개하는 부동산은 사기꾼과 한 패거리일 확률이 있음
자신에게 이득이 없는데 좋은 상품을 소개해주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자비를 지원해준다는 것은, 그렇게 해줘도 이익이 남을 만큼 전세금을 뻥튀기했을 가능성이 있고, 대출을 소개해준다는 것 역시 소개해준다고 한 은행 직원에게 리베이트를 받았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1금융권이라고 해서 무조건 신뢰할 수도 없습니다. 이번 전세 사기 피해자 모임에서 1금융권의 은행 한 지점, 한 직원에게 당한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부동산 공인중개사의 말만 믿지 말고, 서류는 직접 떼어서 확인할 것
제가 확인해봤는데 괜찮아요, 보증보험 다 가입돼요, 괜찮아요. 그냥 중개사의 말만 믿고 덜컥 계약했다가 피해를 보면 중개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부동산등기부등본 갑구, 을구에 근저당이나 다른 특이사항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건축물대장에서 위반건축물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확인하기 어렵다면 HUG전세사기예방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거 저거 따지기 불안할 때는 무조건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할 것
보증보험은 임대인의 허락없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집은 대출/전입신고/보증보험 안 된다, 라고 말하는 집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입신고 후에 되도록 바로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세 계약을 완료한 후 보험 가입에 거절되는 것이 걱정될 경우에는 대출을 받음과 동시에 자동 보증보험에 가입되는 중소기업청년 전세대출 100%로 진행하거나 HUG 안심전세대출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것은, 중소기업청년 전세대출 80%짜리는 보증보험 자동가입 대상이 아니라는 것과 HUG의 경우는 이자가 높다는 점입니다. 간혹, SGI 전세자금대출을 보증보험 자동가입 상품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틀렸습니다. SGI는 대출을 보증해줄 뿐이라 보증금을 보증받는 것과는 개념이 다릅니다. 이를 오해하여 피해보는 사례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집파인 어플을 통해 등기부등본 변경 알림을 받을 것
집주인이 바뀌었다던가, 압류가 걸린 걸 뒤늦게 알게 되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등기부등본의 중요사항들이 변경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계약을 완료한 이후에도 여전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현생을 살아가다보면 일부터 돈 700원씩 주고 등기부등본을 떼보는 습관을 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서류를 떼보다가도 별 이상이 없으면 안심하다가 뒷통수를 맞을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이 때 도움을 주는 어플이 '집파인'입니다. 이 어플은 등기부등본에 변경사항이 있을 때 알려줍니다. 알림을 받으면 등기부등본을 떼어 정확하게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동안은 서울 강서구, 인천 미추홀구 전세는 위험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을 것
물론 전세 사기가 아닌 매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유독 이 지역에서 사기 매물이 많았던 만큼, 선량한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그래도 이 지역은 한동안 피하는것이 좋겠습니다.
집을 알아보는 것은 사기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신경써야할 것이 많은 일입니다. 사기를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운 입니다. 부디 안전하게 이사하시고 이사하신 집에서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